지방간은 술 안 마셔도 생길까? 한국 성인 4명 중 1명에게 나타났다

“술을 거의 안 마시는데 지방간이 있다고 합니다.”

건강검진에서 이런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실제로 지방간은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에게만 생기는 질환이 아닙니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 2만3천여 명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성인의 대사이상 지방간질환 유병률은 24.1%였습니다. 대략 성인 4명 중 1명입니다.

예전 ‘비알코올성 지방간’과 같은 병인가요?

최근 국제적으로 명칭이 바뀌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술을 많이 마시지 않으면서 간에 지방이 쌓인 경우를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 NAFLD라고 불렀습니다. 현재는 비만,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같은 대사 문제와의 연관성을 더 명확하게 표현하기 위해 대사이상 지방간질환(MASLD)이라는 이름을 사용합니다. 즉 핵심은 ‘술을 안 마신다’가 아니라 대사 건강과 간에 지방이 쌓이는 문제를 함께 보는 것입니다.

한국 성인 2만3,111명을 분석했습니다

연구진은 2016~2021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9~80세 성인 남녀 2만3,111명의 자료를 분석했습니다. 건강한 생활습관을 네 가지로 나눠 지방간과의 관련성을 살펴봤습니다. 건강한 식생활, 충분한 신체활동, 비흡연, 하루 평균 7~9시간의 적절한 수면이었습니다.

운동은 어느 정도 해야 ‘충분한 신체활동’일까요?

연구에서 충분한 신체활동의 기준은 주당 150분 이상의 중강도 운동 또는 주당 75분 이상의 고강도 운동이었습니다. 주 5일 운동한다고 가정하면 중강도 운동은 하루 약 30분에 해당합니다. 빠르게 걷기나 자전거 타기처럼 숨이 조금 차는 운동이 대표적인 중강도 활동입니다.

건강습관 3가지 이상이면 지방간 가능성이 28.6% 낮았습니다

건강한 생활습관을 0~1개 실천한 사람과 비교했을 때 2개를 실천한 사람은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17.5% 낮았습니다. 3~4가지를 실천한 사람에서는 28.6% 낮았습니다. 가장 큰 차이가 나타난 조합은 건강한 식생활과 충분한 신체활동, 비흡연을 함께 실천한 경우였습니다. 이 조합에서는 지방간 위험이 약 32% 낮았습니다.

그러면 생활습관을 바꾸면 지방간이 28.6% 치료된다는 뜻일까요?

아닙니다. 이번 연구는 특정 사람들에게 생활습관을 바꾸도록 한 뒤 지방간이 얼마나 치료됐는지를 비교한 무작위 임상시험이 아닙니다.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를 이용해 생활습관과 지방간이 함께 나타나는 정도를 분석한 관찰연구입니다. 따라서 건강습관을 세 가지 실천하면 개인의 지방간 발생 위험이 정확히 28.6% 감소한다고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건강한 생활습관을 가진 사람들이 체중이나 다른 건강 상태에서도 차이가 있었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합니다.

지방간이 있으면 증상이 있을까요?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건강검진에서 간수치가 올라가거나 복부초음파에서 지방간이 확인된 뒤 처음 알게 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문제는 일부 환자에서 간 염증과 섬유화가 진행해 간경변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 지방간은 간만의 문제가 아니라 비만, 제2형 당뇨병, 고혈압과 심혈관질환 위험과도 연결돼 있습니다.

술을 안 마시면 안심해도 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특히 복부비만이 있거나 혈당, 중성지방, 혈압 등이 높은 사람은 술을 거의 마시지 않더라도 지방간 위험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술을 안 먹으니 지방간은 괜찮다’고 생각하기보다 체중과 허리둘레, 혈당, 혈압, 콜레스테롤 등을 함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국 무엇을 기억하면 될까요?

국내 성인 2만3,111명을 분석한 연구에서 대사이상 지방간질환 유병률은 24.1%, 약 4명 중 1명이었습니다. 건강한 생활습관을 3가지 이상 실천한 사람은 0~1개만 실천한 사람보다 지방간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28.6% 낮았습니다. 하지만 이것을 ‘생활습관만 바꾸면 지방간이 28.6% 치료된다’고 해석하면 안 됩니다. 실용적인 결론은 술뿐 아니라 체중·운동·식사·흡연·수면을 함께 관리해야 지방간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