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에서 확인한 이미 생긴 피부 노화, 화장품으로 다시 좋아질 수 있을까?

피부 노화는 예방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이미 눈가에 잔주름이 생기고 피부 탄력이 떨어진 뒤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미 생긴 노화는 화장품으로 바꿀 수 없다는 말도 있고, 레티놀을 꾸준히 사용하면 주름이 개선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실제로 사람 피부를 대상으로 레티놀을 사용한 임상시험에서는 어떤 변화가 나타났을까요?

평균 87세의 피부에서도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2007년 Archives of Dermatology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평균 연령 87세인 노인 36명을 대상으로 레티놀의 효과를 조사했습니다.

한쪽 팔에는 0.4% 레티놀 로션을, 반대쪽에는 레티놀이 들어 있지 않은 대조 로션을 최대 주 3회 사용했습니다.

연구 기간은 24주였습니다.

결과적으로 레티놀을 사용한 피부에서는 대조군보다 미세한 주름이 유의하게 개선됐습니다.

즉 상당히 노화가 진행된 피부에서도 변화가 관찰된 것입니다.

피부 속에서도 변화가 확인됐습니다

단순히 눈으로 봤을 때 주름이 조금 좋아 보인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연구진이 피부 조직을 분석한 결과 레티놀을 사용한 피부에서는 피부의 수분 유지와 관련된 글리코사미노글리칸이 증가했습니다.

또한 일부 조직 분석에서는 새로운 콜라겐 생성 과정과 관련된 제1형 프로콜라겐도 증가했습니다.

따라서 레티놀의 효과는 단순히 피부 표면을 일시적으로 촉촉하게 만들어 주름을 가리는 것만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얼굴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주름이 개선됐습니다

중등도의 광노화가 있는 여성을 대상으로 0.1% 레티놀을 사용한 무작위 이중맹검 연구도 있습니다.

8주 사용 후 레티놀을 사용한 얼굴에서는 대조 제품을 사용한 쪽보다 잔주름과 주름, 색소, 탄력과 피부 단단함 등 여러 항목에서 개선이 나타났습니다.

또 다른 장기간 연구에서는 0.1% 레티놀을 1년 동안 사용한 뒤 눈가의 미세한 주름이 약 44% 개선됐다는 결과도 보고됐습니다.

즉 이미 나타난 광노화에서도 일정한 개선이 가능하다는 사람 대상 연구가 존재합니다.

그렇다면 레티놀만 바르면 피부가 다시 젊어질까요?

그렇게 해석하면 안 됩니다. 임상시험에서 특정 피부 지표와 주름이 개선됐다는 것이 피부 전체가 젊은 시절 상태로 되돌아갔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또한 연구에서 사용한 레티놀의 농도와 제형, 사용 기간이 각각 달랐기 때문에 시중의 모든 레티놀 제품에서 같은 결과가 나온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농도를 높인다고 효과가 비례해서 커지는 것도 아닙니다.

많이 바르는 것보다 꾸준히 사용할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레티노이드 계열 성분은 피부에 자극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처음 사용했을 때 건조함이나 따가움, 붉어짐, 각질 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피부 상태에 따라 사용 빈도와 제품을 조절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피부가 민감하거나 다른 피부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무조건 높은 농도를 선택하는 것보다 자신에게 맞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피부과에서 사용하는 처방 레티노이드와 일반 화장품의 레티놀도 동일한 성분이 아니므로 구분해야 합니다.

논문에서 실제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피부 노화가 시작됐다고 해서 이후에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임상시험에서 레티놀을 일정 기간 사용했을 때 이미 존재하던 미세한 주름과 광노화 지표가 개선됐고 피부 조직에서도 콜라겐 생성과 관련된 변화가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이것을 ‘피부 나이를 되돌린다’고 표현하는 것은 과장입니다.

현실적인 피부 노화 관리는 두 방향으로 나눠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외선 차단으로 앞으로 추가될 광노화를 줄이고, 근거가 확인된 성분을 적절하게 사용해 이미 나타난 일부 변화를 개선하는 것입니다.

결국 피부 노화 관리는 어느 날 한 번에 되돌리는 치료라기보다 앞으로 생길 손상을 줄이면서 이미 생긴 변화를 조금씩 관리하는 과정에 더 가깝습니다.